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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고 있었던건 아니었다. 그렇다고 어느 날 갑자기 '아, 내가 매저키스트구나.' 라고 깨닫게 된것 역시 아니다. 본격적으로 떡 라이프를 시작하면서, 난 약간의 아픔이 따르는 섹스가 좋았던거다. 아주 사소하게, 애액이 부족해서 생기는 미약한 고통같은 것들, 내가 아파하는 표정을 보면 흥분하는 상대, 그리고 흥분하는 상대를 보며 흥분하는 나 자신.
여기까지만 보고 꼬추 쪼물딱 대지 마라. 지금부터 할 얘기는 심각한 얘기다. 주변 사람들과 떡 이야기를 하다가 그런 성향에 대한 화제가 나오면, 늘 그들은 내게 농담조로 '넌 때리는 쪽 아니냐?' 라고 했다. 난 웃어넘겼다. 난 남을 때릴수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내가 매저키스트라고는 전혀 생각 못했다. 난 최근에서야 내가 매저키스트임을 심각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평소의 나라면 고민하지 않고 넘어가겠지만, 이야기를 들은 빡군이 몹시 걱정했기 때문이다. "야 이 년아. 네가 지금 목 졸리는게 좋다고 해서, 목을 졸리고 나면 그걸로 만족할거 같애? 너 그러다가 진짜 똥 먹는거 순식간이야. 그리고, 목 졸리는건 웬만하면 자제해라. 목 조르는 놈이 저 좋다고 있는대로 흥분해서 너 숨 꼴딱꼴딱 넘어가는거 모르고 '아, 좋은가보네.' 하고나면 넌 이미 죽어있다." 그렇다. 자극이란 무뎌지게 마련이다. 손을 묶이는 새로운 놀잇거리에 흥분하고 나면, 그것만으론 만족할수 없다. 눈을 가리고, 도구를 이용하고, 맞고, 목을 졸라주길 원한다. 목졸리는 것에 무뎌지면, 그 이상의 무엇인가를 원하겠지. 강간플레이를 하고 싶다거나, 쓰리썸을 하고 싶다거나. …정말, 인간의 탈을 쓰고 이렇게 살 순 없다. 고민한 결과, 이성보다 몸이 앞서 있다는게 현재 나의 가장 큰 문제였다. 나는 지금 마조히즘을 곁들인 섹스에 탐닉해있으며, 지금은 이것이 가장 즐겁다. 다른 흥미거리가 없어서이기도 하고, 수시로 관심사가 바뀌기도 하지만 한번 관심을 가지면 깊게 빠져보고자 하는 나의 천성 때문이기도 하다. 이 글을 보는 사람 중에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아니, 아직 고민도 하지 못할 정도로 빠져있는 사람이 있다면, 제발 자신을 학대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마조히즘도, 새디즘도 점점 강도가 심해지면 누가 누구를 학대하고 누가 누구에게서 학대받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학대하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자극이란 종종 즐거움을 가장한 고통을 수반한다. 자극을 잘 다룰줄 아는 사람이라면, 자신을 고통의 노예로 만들지 않을 것이다. 자극에 익숙해지지 말고, 자신이 어디까지 왔는지 끊임없이 되돌아볼것이며, 어디까지 갈 것인지 늘 생각하자. 이렇게 썰을 풀긴 했으나… 사실 내가 매저키스트인것이 죄는 아니다. 나는 섹스할때 불법행위를 한 적도 없으며, 내가 마조히즘을 지향하는 것이 반사회적이라고 생각해본적도 없다. 내가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마조히즘이 정신병이다, 범법행위다라는걸 말하려는게 아니라, 심해지면 자기 자신을 망치는 일이 될게 뻔하다는걸 이야기하고 싶은거다. 그 '심하다' 의 정도 역시 물론 자신의 판단에 달린 것이긴 하지만(다른 방법도 있긴 하다. 자신이 요즘 즐기고 있는 행위를 지인들에게 이야기했을때 지인들의 표정 변화에 주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다시 말하지만 모쪼록 나와 같은 많은 매저키스트들이 피학플레이를 과하게 탐닉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을 마지막으로 조심스러운 이 글을 마칠란다. 그리고 새디스트들의 많은 트랙백이 답지하기를 은근슬쩍 바래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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